10시간 전 2026-02-27 21:28:34

불교 사자성어 - 오온개공 (五蘊皆空) 인간은 공이다.

오온개공(五蘊皆空) — 인간은 공이다

 

 

오온개공(五蘊皆空).

한자가 줄줄 나와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뜻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인간을 이루는 다섯 가지 요소는 모두 텅 비어 있다" 는 말이다.

출처는 《반야심경》으로, 아마 절에 가본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그 경전이다.

 

오온(五蘊)은 색(色) · 수(受) · 상(想) · 행(行) · 식(識),

이렇게 다섯 가지인데.

쉽게 말하면 몸 하나, 마음 넷이다.

 

색은 우리의 육체,

나머지 넷은 감정 · 생각 · 의지 · 인식 같은 정신 기능들이다.

 

불교는 이 다섯 가지를 묶어서 "이게 바로 인간이다"라고 정의했는데, 그 다섯 가지가 모두 공(空)하다. 

텅 비어 실체가 없다는 거다. 오온개공, 즉 인간은 공이다 라는 말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오온이 공하다는 걸 알고 나서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부분이다.

공을 이해하는 게 곧 해탈의 조건이라는 거다.

 

그럼 '공'이 뭐냐? 축구공을 생각해보자.

겉은 동그란 모양이 있지만 속은 비어 있잖아. 인간도 마찬가지라는 거다.

겉으로 보면 형체가 있고, 이름이 있고, 성격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이게 진짜 나야"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 있는 불변하는 실체는 없다는 것이다.

 

공(空)이라는 게 대체 뭔 말이냐?

솔직히 처음 들으면 "그게 무슨 말이야" 싶다. 나는 분명히 여기 있는데, 공이라니?

이렇게 생각해보면 조금 쉬워진다.

지금 당신의 몸은 10년 전 몸과 같은 몸인가?

세포도 바뀌었고, 생각도 바뀌었고, 좋아하는 것도 바뀌었을 거다.

그렇다면 '나'라는 게 고정된 무언가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흐름에 붙여진 이름일 뿐이라는 거다.

 

변하지 않는 '나'는 없다.이게 공의 핵심이다.

 

오온개공과 비슷한 말로 일체개공(一切皆空)도 있는데, 오온개공이 "나라는 존재는 공하다"라면,

일체개공은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이 다 공하다"는 말이다. 범위가 더 넓어지는 거다.

 

노자도 같은 말을 했다

노자의 《도덕경》 11장에는 이런 말이 있다.

바퀴는 바퀴살들이 모여 만들어지지만, 정작 바퀴가 굴러가는 건 가운데 빈 구멍 덕분이다.

그릇이 쓸모 있는 것은 그 안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노자도 비어 있음이 쓸모 있다고 말한 거다.

채워져 있으면 아무것도 담을 수 없으니까.

 

불교의 공(空)과 노자의 무(無)는 다른 언어로 같은 걸 가리키고 있는 셈이다.

 

이게 왜 중요할까? 우리가 겪는 고통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시작되거든.

 

직장에서 누군가 나를 무시했을 때 며칠씩 기분이 상하는 건,

내 자존심, 즉 내가 만들어 놓은 '나'라는 이미지가 긁혔기 때문이다.

SNS 팔로워 수에 일희일비하는 것도,

명품 가방이나 외제차로 나를 증명하고 싶은 것도 전부 '나'라는 에고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온개공의 관점으로 보면,

그 '나'라는 게 애초에 고정된 실체가 없는 거다.

비어 있는 축구공인데, 그걸 지키겠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걸 안다고 해서 당장 초연해지긴 어렵다. 그럼 이미 부처지...

 

알면서도 화나고, 알면서도 상처받는 게 사람이니까.

다만, "아, 지금 내가 없는 것에 집착하고 있구나" 하고 한 박자 쉬어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불교에서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을 해탈, 니르바나라고 하는데 '너바나'가 그 니르바나임.

 

시작은 언제나 대단한 수행이 아니라 이 작은 자각 하나에서 출발하는 거니까.

 

지금 가장 집착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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