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라고 믿는 건 사실 기억의 모음일 뿐이다.
기억은 내가 겪은 경험,
내가 만든 해석,
내가 붙잡아온 감정들이 쌓여 만들어진다.
그런데 그게 ‘진짜 나’일까?
어제의 기억이 없다면 지금의 나는 여전히 같은 사람일까?
만약 누군가가 내 기억을 바꿔버린다면,
나는 여전히 나일까?
이 질문은 곧 ‘나’라는 존재가 어디에 근거하는가를 묻는다.
불교에서는 ‘무아’라는 개념으로 이 문제를 설명한다고 했다.
'무아'는 단순히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이미지를 내려놓는 정도를 넘어선다.
즉, 내가 똑똑하다, 착하다, 실패자다, 성공한 사람이다…
이런 고정된 자기 자신을 규정하는 것이, 애초에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근거로, 잣대로 규정한단 말인가?
불교에서는 존재를 다섯 가지 요소, 즉 '오온(五蘊)'으로 본다.
[오온(五蘊) = 몸, 감각, 생각, 의지적 행위, 의식]
이것들이 모여 있을 뿐, 그 자체가 영원한 ‘나’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붙잡고 ‘그게 바로 나’라고 착각한다.
특히 ‘기억’을 나의 본질처럼 여긴다.
그러나 기억은 언제든 왜곡되고 사라지며, 변하는 흐름일 뿐이다.
무아의 관점을 이해하면 마음이 훨씬 가벼워진다.
스스로를 구속하며 규정하는 ‘절대적인 나’가 없으니,
스스로 구속하고 규정할 집착도 줄고 두려움도 줄어든다.
내가 만들어낸 기억에 매달리지 않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난 원래 이래’
‘난 그런 사람이야’
‘난 이런 사람이다’
‘난 안되나보다’
‘난 무조건 잘 되는 사람이야’
‘내가 투자의 신이야’
'난 투자 같은 거 안 해'
'나는 비혼이야'
위와 같은 스스로 만든 기억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자.
세상도 나를 한계 짓고 가두는데, 나 스스로가 가둔다면 인생을 어떻게 더 잘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