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미디어는 종종 이런 말을 한다.
‘용기를 내라.’
‘두려워하지 마라.’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용기라는 것을
두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시험을 앞두고도 떨리지 않는 사람.
큰 발표를 앞두고도 긴장하지 않는 사람.
새로운 도전을 해도 불안하지 않은 사람.
마치 이런 사람이 용기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중요한 일을 앞두면 누구나 마음이 흔들린다.
시험을 앞두고 ‘혹시 망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생긴다.
사람들 앞에서 말해야 할 때는 가슴이 빨리 뛰고 손에 땀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한다.
‘나는 겁이 많아.’
‘나는 용기가 없는 사람인가 봐.’
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용기는 조금 다르다.
불교에서는 진짜 용기를 '무외(無畏)'라고 말한다.
글자 그대로 보면 ‘두려움이 없다’는 뜻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의미는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두려움이 있어도 그 두려움에 완전히 휘둘리지 않는 마음.
두려움 때문에 삶을 멈추지 않는 태도.
그것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무외다.
우리는 보통 두려움을 없애려고 애쓴다.
‘나는 떨면 안 돼.’
‘나는 겁먹으면 안 돼.’
이렇게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오히려 마음을 더 긴장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큰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가슴이 떨리고
목이 마르고
머리가 하얘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때 마음속에서 이런 생각이 올라온다.
‘이러면 안 돼.’
‘나는 긴장하면 안 돼.’
하지만 긴장을 없애려고 할수록 오히려 긴장은 더 커진다.
'빨간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빨간 코끼리'가 생각나는 법 아니겠는가?
불교에서는 이 순간을 다르게 바라본다.
두려움을 억지로 없애려 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지금 두려움이 올라오는구나.’
‘지금 두려움을 느끼는구나.’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 상태 그대로 한 걸음 나아간다.
“나는 두렵다.”
“그래도 나는 하겠다.”
이 태도가 바로 무외의 마음이다.
사실 용기 있는 사람과 용기 없는 사람의 차이는
두려움의 유무가 아니라 행동의 방향에 있다.
두려움 때문에 멈추는 사람과 두려움 속에서도 한 발을 내딛는 사람.
그 차이일 뿐이다.
우리가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도 처음부터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길을 선택할 때 불안했을 것이다.
실패할까 봐 밤에 잠을 설친 적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두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두려움을 안고도 앞으로 걸어갔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용기를 거창한 영웅심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평범한 순간에서 용기가 드러난다고 말한다.
하고 싶지만 망설이던 일을 오늘 한 번 시도해 보는 것.
말하지 못했던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는 것.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 걸음 내딛는 것.
이런 작은 선택들이 모여서 삶의 방향을 바꾼다.
두려움은 우리 삶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할 필요는 없다.
불교에서는 이렇게 본다.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을 품고도 자기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진짜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어쩌면 용기라는 것은 거대한 결심이 아니라
가슴이 떨리는 순간에도 한 발을 내딛는
아주 작은 행동일지도 모른다.